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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방송 어땠나요?] '프로젝트 에스 악마의 재능기부'
"대체 이 방송은 왜 하는 거냐"(시청자 덧글)
14일 시작한 <프로젝트 에스: 악마의 재능기부>(엠넷 목 밤 11시. 이하 <악마의 재능기부>)는 이 프로그램을 왜 봐야 하는지에 대한 기본적인 의문에 답을 주지 않았다. <악마의 재능기부>는 도박에 거짓말로 방송 활동을 중단한 신정환을 7년 만에 티브이로 불러냈다. 방송 복귀는 하지 않겠다던 신정환이 어느날 갑자기 기획사와 계약하고, 고정 프로그램에 출연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출연 전부터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그럼에도 제작진은 출연을 강행했고, 14일 첫 방송을 했다.
비난을 감수하고서라도 떠안는 데는 뭔가 있겠거니 했다.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시청률을 위한 ‘악마의 이슈’가 필요했던 것일까. 애초 이 프로그램은 신정환을 중심에 두고 기획됐다. 신정환이 탁재훈과 함께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에 가서 무료로 공연 등을 한다는 콘셉트다. 그렇다면 제작진의 ‘신정환 구하기’가 목적일 텐데 고개를 갸웃하게 한다.
프로그램은 과도한 설정으로 신정환의 공백을 포장한다. 신정환이 2011년 1월 방송에서 사라진 이후 예능 트렌드는 쉼없이 바뀌었다며 그가 방송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애써 강조한다. 그가 7년 만에 방송사에 첫 출근 하는 모습을 담으며 방송사 출입증을 쓰고, 엘리베이터도 작동시키지 못하는 상황 등을 보여준다. 녹화장에 매니저를 대동하고 오는 게 보통 연예인인데 혼자 들어오는 상황을 굳이 설정한다. 측은함을 유발해 시청자의 마음을 녹여보겠다는 얄팍한 의도가 빤해 헛웃음이 나온다.
과거의 잘못을 웃음 소재로 풀어내는 모습 또한 보는 내내 불편하다. 가제목이 <악마의 재능기부 올인>이라는 제작진의 말에 신정환이 “올인이요?”라며 도박 사건을 연상케 하는 농을 치거나, 자숙 기간에 따라 포스터 얼굴 크기가 다르다는 말에 신정환이 “(탁재훈과 나는) 게임 종류가 다르다”고 말하기도 한다. 신정환이 지나가는 사람들한테 인사하자 탁재훈이 “너 반기는 사람 아무도 없다니까. 댓글 좀 보라”며 복귀에 대한 비난 여론마저 가볍게 넘겨버리는 모습은 아직 그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더 닫게 한다. “방송을 보고 나니 신정환이 더 싫어졌다”는 비난 여론이 거세다.
결정적으로 이 프로그램은 재미도 약하다. 빠르고 감각적인 편집도 없고, ‘악마의 편집’ 논란 같은 화제도 일으키지 못했다. 면죄부를 주고 싶게 만드는 진심 어린 모습도 등장하지 않았고 신정환의 입담도 예전만 못하다. “이제는 정신차려라”는 아주머니의 절묘한 말을 그저 웃어넘길 뿐이다. 1회 시청률은 0.28%(티엔엠에스 집계)에 그쳤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자”며 그래도 그를 반기는 소수 의견을 다수가 되게 하려면, 신정환을 주인공으로 만든 이 프로그램으로 제작진이 원하는 게 뭔지부터 되짚어봐야 할 일이다.
남지은 기자
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