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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부터 타이거JK-윤미래…해외 뮤지션까지
서태지 25주년 콘서트 무대에 함께 오른 서태지와 방탄소년단. 서태지컴퍼니 제공
#방탄소년단…'서태지와 아들들'
"됐어, 됐어, 이제 그런 가르침은 됐어."
지난 2일 오후 7시20분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서태지 25주년 콘서트에서 검은 옷을 입은 서태지와 방탄소년단이 붉은 깃발을 흔들며 '교실 이데아'를 부르자 공연장을 가득 채운 3만5천명의 관객들은 환호했다. 관객들 중에는 불혹을 훌쩍 넘긴 서태지와 함께 세월을 함께 해온 아저씨·아주머니 팬들이 많았다. 입장료가 비싼 앞자리가 주로 이들의 차지였다면, 무대와 거리가 먼 뒷자리는 앳된 소년·소녀 팬들이 메우고 있었다.
이들이 이곳을 찾은 이유를 알아채는 건 오래지 않았다. 공연 전 소개영상에서 방탄소년단이 나오자 소녀 팬들의 엄청난 함성이 터져나왔고, 어리둥절해진 아저씨·아주머니 팬들은 뒤를 돌아봤다. 공연을 관람한 이아무개(32)씨는 "잘 모르는 방탄소년단이 게스트로 나온다고 해 조금 걱정이 됐던건 사실"이라면서도 "춤과 노래 모두 생각보다 뛰어났고, 전체 공연에서 차지했던 비중도 크지 않아 나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태지 25주년 공연영상.서태지컴퍼니 제공 https://youtu.be/PrCKbJ1Su94
하지만 바뀐 연예계 실정을 조금이라도 하는 이들이라면 되레 서태지의 섭외력에 찬사를 보낸다. 한 공연 관계자는 "현재 방탄소년단은 가장 주목받는 '월드스타'로 빅뱅 이상의 수입을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번 서태지 콘서트에서 가장 놀라운 부분은 방탄소년단을 게스트로 섭외하고, 방탄소년단과 함께 한달 동안 연습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이 서태지 콘서트의 게스트로 나선 건 자신들이 '문화대통령'의 계보를 잇는 적자임을 내세우고자 하는 의도라는 것이다.
서태지는 이날 공연에서 자신의 음악을 방탄소년단과 함께 불렀다. '난 알아요'(랩몬스터, 슈가), '이 밤이 깊어 가지만·환상 속의 그대'(제이홉, 지민), '하여가'(정국, 뷔), '너에게'(진, 지민), '교실이데아·컴백홈'(방탄소년단) 등을 부른 서태지는 "서태지와 아들들을 결성했다"며 "이젠 너희의 시대"라고 말했다.
#서태지 콘서트…이 게스트 실화냐?
국카스텐 멤버들
서태지 콘서트는 매번 뛰어난 기획과 음향으로 주목 받았왔지만 그 이상으로 "누가 게스트로 나오느냐"에도 관심이 쏠렸다. 25주년 기념콘서트에는 방탄소년단 외에 '국카스텐'과 '어반자카파'가 초대돼 오프닝 공연을 펼쳤다.
국카스텐의 보컬 하현우는 "서태지 선배님은 제게 우상이었다"며 "중학생 때 안산 양궁경기장에서 서태지 공연이 열렸는데 돈이 없어 콘서트장 밖에서 소리만 들었다. 오프닝 무대에 오르다니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2015년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 출연한 서태지, 타이거 JK, 윤미래. 유튜브 영상 갈무리
2015년 서태지가 출격했던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서는 힙합계에서 가장 유명한 부부, 타이거 JK와 윤미래를 게스트로 초대해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었다. 이들 부부는 무대에서 큰절을 하는 시늉을 해 대중음악계 '대통령'에 대해 예의를 표했다. '교실 이데아' 한 곡을 서태지와 함께 부른 부부는 '앵콜'을 외치는 관객들을 뒤로하고 무대를 떠났다. 공연장의 관객들은 "타이거 JK와 윤미래를 섭외하기도 힘들지만 '한 곡'만 부르고 쿨하게 보내는 것은 서태지이기에 가능한 일"이라며 감탄했다.
#양현석, 아이유, 넬…림프 비즈킷 등 해외 뮤지션도
2000년, 2001년에 걸쳐 진행됐던 전국투어 '태지의 화(話)' 공연에서는 YG 엔터테인먼트의 양현석 대표가 콘서트 게스트로 등장했다. 서태지는 무대에 오른 양 대표를 "양사장"이라고 부르며 친밀도를 과시했고, 양 대표는 "서회장"이라고 응답한 뒤 '하여가'를 함께 열창했다. 이때 공연에서는 시나위의 보컬이었던 김종서도 게스트로 나와 '프리 스타일'을 불렀다.
이 밖에도 아이유, 넬, 피아, 트랜스픽션, 크래쉬의 안흥창 등 굵직한 뮤지션들이 서태지 콘서트의 게스트로 출연했었다.
전국투어 '태지의 화(話)'에서 하여가를 부르는 양현석과 서태지. 유튜브 갈무리
락 페스티벌 형식으로 꾸려졌던 2009년 '이티피 페스트(ETP FEST)'에서는 해외 유명 뮤지션들이 대거 출연하기도 했다.
그해 광복절 서울 잠실에서 열린 이 공연에는 일본 밴드 페이드(Fade)와 영국의 킨(Keane), 미국의 림프 비즈킷(Limp Bizkit), 나인 인치 네일스(Nine inch Nails)가 출연해 역대 최강의 라인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2만명의 관객이 공연장을 가득 채웠고, 이들은 11시간이 넘는 공연 내내 열광했다.
림프 비즈킷은 90분 동안 영화 '미션 임파서블'의 배경음악인 '테이크 어 룩 어라운드'와 '롤링' 등을 열창했다. 림프 비즈킷은 광복절을 축하하는 의미로 무대에 태극기를 걸어 관객들의 환호를 받았었다.
이재호 기자
hani.co.kr